촉촉한 촉감이 마음에 들어 구입한 노트커버 입니다.

타 브랜드 제품과 비교해도 헤비츠 베이직 노트커버는 가성비가 특별히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스템 다이어리가 일정관리, 정보기록 용도로는 매우 적합하지만 온전히 ‘쓰는 즐거움’ 만을 위한 용지는 찾기
쉽지 않을 뿐더러 이것저것 용도별로 조립 해 놓은 용지에 막 무언가를 마음가는대로 쓰고 싶다는 느낌이 잘 들지 않습니다.
웬지 시스템 다이어리는 내용도 단정히 정리가 되어야만 할 것 같습니다.

지금 쓰는 잡설처럼 주말에 어디 커피숍에라도 들고가서 가지고 놀 만큼 휴대성이 필요하고, 글을 쓸 때
손이 책상이 아닌 종이 위에 닿아 펜과 같이 움직일 수 있을만큼의 여유 공간도 있어야 겠죠.

끄적거린 잡설들을 나중에 읽어보면 나름 재미있습니다. 무심코 적은 글 중에 아이디어가 퍼뜩 떠오르는
경우도 있구요.
지름신이 오실 때 노트에 그 제품에 대한 리뷰등을 적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지름신이 지나가 버리기도 합니다.

이런 목적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사이즈는 A5!!
A4를 반 접은, 펼치면 A4사이즈의 공책을 가장 선호합니다.

휴대성과 사용감을 모두 충족시키고, 특히 운좋게 7mm가로선 제품이라도 만나면 만년필의 닙 굵기를 가리지 않고
쓸 수 있습니다.
EF닙 성애자 시기를 거치고 지금은 M닙을 좋아하다보니 칸이 좀 더 굵은게 좋더군요.

볼펜기술의 발전으로 만년필 EF닙들 보다 저점도 잉크 볼펜들이 필기감도 더 좋아지다 보니
더욱 만년필이라면 어느정도 굵은게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여튼 자유롭게, 즐겁게 쓰기 위한 A5노트를 위해 멋진 옷 정도 하나 입혀줘도 좋겠죠.

오일풀업 레더 재질의 A5노트커버! 노트커버를 사면 노트도 들어있는 혜자템!!

오일을 듬뿍먹인 가죽으로 손톱으로 긁으면 자국이 팍팍 남습니다.
그 부분을 문지르면 어느정도 사라지는데 이런 흔적이 남고 사라지는 과정에서 점점 길들여지는 맛이 있습니다.

왁스 캔버스에 손톱자국 나는 것 처럼 운치있습니다.

내부에는 펜 홀더가 하나, 명함이나 카드, 책갈피를 꽂을 수 있는 포켓도 2개가 있습니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A5사이즈 노트를 대부분 넣을 수 있습니다.

기본 제공되는 노트는 먼슬리, 왼쪽면 무선, 오른쪽면 가로줄로 구성되어 쓰임새가 매우
좋게 되어있습니다만....

종이 질 자체는 만년필에 한정할 때 그닥 좋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만년필의 필기감이 같아집니다. - -;;

아주 일관된 거친 필감을 보여주어 매끄러운 맛이 특징인 만년필로 써 보면
어떻게 잡아도, 뭘 잡아도 피로감이 빨리 옵니다.

사각사각 효과음을 원한다면 연필이나 애시당초 필기감이 매끄러움, 부드러움과는
거리가 있는 만년필로 쓰면 됩니다. 사파리 EF닙 정도면 좋겠습니다.

아~~~~ 이 만년필 왜이리 거칠까!!!

하고 펜을 원망할 뻔 했는데 노트를 바꿔보고 나서야 종이질의 문제라는 걸 알았습니다.

기본 노트는 노트계의 닥터드레 헤드폰이라 할 수 있는 몰스킨보다 조금 더 거칩니다.
새로 들인 만년필을 개시한다고 기본 노트에 계속 써봤는데 필감이 똥같아서 좌절하다가 다른 종이에 써보고
깜짝 놀라서 바로 바꿨습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노트는 이렇습니다.

Cross jot zone
볼펜을 끼워주는 노트인데 만년필로 쓰기에도 좋습니다.
이미 양장본스타일이라 커버를 끼우기는 빡세지만 어떻게든 들어갑니다.

Rhodia 라마 소프트커버 A5
메모장으로 더 유명한 로디아 입니다. 노트도 좋습니다.
펜의 필기감이 궁금할 때 어느 하나의 기준점으로서 사용할 만한 노트입니다.
특히 커버가 얇고 부드러워 커버 씌우기 용이합니다.

Life A5 노트
로디아가 좀 매끌거리는 면이 있다면 Life는 좀 더 부드러운 느낌입니다.
미끄러지질 않으니 필기감이 일관성 있고 잘 번지지도 않고 쓰다가 걸리지도 않습니다.
그냥 만년필 용으로는 대장급 노트입니다.
Gmund같은 메모지 한장에 몇 천원 하는 똘기 충만한 된장 종이보다도 훨씬 좋습니다.

미도리 MD노트 L
생산 공정에 필기감 테스트가 있습니다. 기쁜 일이죠.
jotzone도 상당히 괜찮은 노트지만 미도리 MD노트에 비하면 번지고 끈적거린다 할 정도입니다.
설탕과 자일리톨의 차이랄까요.
종이 색 자체가 형광등이나 스탠드 아래에서 피로감이 덜한 차분한 느낌이 있고
잘 번지지도 않아서 각 만년필의 닙 굵기대로 잘 표현이 됩니다.
굵은 닙으로 쓰면 획의 농담 표현도 잘 드라나는 멋이 있습니다.
자체 커버가 초 허접해서 헤비츠 베이직 노트커버에 딱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냥 가방에 넣고 다니다가는 걸레처럼 너덜거리는 파라핀 종이 조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튼튼하고 쫄깃한 베이직 커버는 MD노트의 필수품입니다.

트래블러스 커버로도 유명하긴 한데 가죽 질감에서 헤비츠 한테 안됩니다.
이것도 대장급 노트로 한표.

클레르퐁텐 소프트커버 노트라인 923
로디아와 같은데서 나오는건데 제곱미터당 5g더 무거운 밸럼페이퍼를 사용합니다.
로디아의 상위버젼이라 할 만한데 국내에선 더 인기가 없네요.
10년 전에 정리한 노트가 변색, 손상없이 아직도 잘 보존되어 있을만큼 보존성이 매우 뛰어난 노트입니다.
필기감, 보존성을 고려하면 이것도 좋은 선택입니다만 단점이라면 로디아 처럼 살짝 미끄러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Mnemosyne (네모시네)
므네모시네인 줄 알았는데 네모시네 더군요.
망각의 여신이라고 합니다.
그닥 기대하지 않고 써 본 노트인데 이 제품도 대장급이라 할 만큼 좋습니다.
물론 우연이겠지만 출장시에 문구점을 가면 품절 빈도가 가장 높아서 더 간절한 노트입니다.

KOKUYO A5노트
코쿠요 노트는 가격대비 성능이 아주 좋습니다. 대장급 노트에 필기감도 뒤지지 않고
가격은 매우 저렴합니다.(국내 가격은 2배 정도 비싼 것 같지만 다른 제품들도 마찬가지니까.)
여기 자체 브랜드로 노트커버를 판매하는데 무려 12000엔 입니다.
부테로 가죽인데 첨부 사진에 보시면 표지에 책갈피 기능으로 활용하도록 잘라놓은 센스가 돋보입니다. 헤비츠 벤치마킹 해 주세요.
코쿠요 노트에 헤비츠 노트커버라면 만년필을 위한 가성비 노트로 최강이라 하겠습니다.
대장은 아니지만 끝판왕이랄까요.- - ;;

글이 노트사용기로 새 버렸는데 여튼 베이직 노트커버 짱입니다.
소중한 노트를 더 소중하게 만들어줄 아이템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