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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중한 것은 소중하게
Leather Casket
작성자 헤비츠 (ip:)
  • 작성일 2016-05-27 18: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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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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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ther Casket
소중한 것은 소중하게

 

 

일반적으로 편견은 당연하게 타파해야 할 것으로 여겨지지만, 종종 편견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도 하다. 인간은 자기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관계들을 겪으며 가치관을 형성한다. 치우친 경험들을 통해 만들어 낸 판단은 자연스레 치우친 견해를 만들지만, 어떤 경우, 편견은 단지 확률의 문제이고 확신의 문제가 된다. 잘못된 모집단의 100퍼센트보다, 통찰력과 직관으로 구성한 10퍼센트가 훨씬 정확할 때가 있다. 반대로 누군가의 신념이, 누군가에게는 편견에 불과할 수 있다.
편견에 희생당하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는 것에 더할 나위 없이 동의하지만, 편견에 대한 사회적 저항이 개인의 나태함이나 무신경함에 대한 사사로운 변명에 이용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 더군다나 편견에 대한 깨우침을 주기 위한 이야기가 도리어 편견을 생산하는 현상은 정말 참기 어렵다. 이것은 단순명료하게 구성된 '교훈'이라는 것이 만들어 낸 해악에 대한 이야기다.

 











종종 이야기 속 허름한 옷차림의 노인은 호텔에, 파티에, 전시장에 갔다가 문전박대를 당한다. 어디에 초점을 두느냐에 따라 느낌은 많이 다르다. 불쌍한 노인을 야박하게 쫓아내는 호텔 매니저의 모습이야 분명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이 될 수도 있지만, 모두 알다시피 이 이야기 속 노인네는 참으로 고약한 취미를 가진 회장님이다. 위풍당당하게 다시 돌아온 회장님이야 무척 신나시겠다. 그러나 충실히 제 책임을 다했을 뿐인 불쌍한 호텔 매니저는 대체 어쩌란 말인가.
요즘 같이 돈만 있으면 무작정 왕 대접 해주는 시대에 한편으론 썩 잘 어울리는 반전이기도 하다. 지나친 격식과 포장을 꼬집는 척, 편견을 깨부수는 척 하지만, 사실 이 이야기는 인간 그대로의 존중에 대한 것이 아니라 부와 권력에 대한 것이다. 노인을 문전박대하는 행위가 '부유한 권력자가 허름한 차림을 할 수도 있는 극히 희박한 가능성' 때문에 잘못됐다고 주장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이 이야기는 편견에 대한 저항에 기대어 쾌감을 생산한 것뿐이다. 이런 플롯에 중독된 사람들은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을 잃어버린다.

편견은 매우 복잡한 현상이다. 공중도덕이란 사실 사회적 비난에 의해 형성된다. 혀를 끌끌 차는 주변 사람들이 없다면, 욕망을 억제하는 공중도덕은 조금씩 사라지게 마련이다. 복식문화는 엄연히 격식과 비격식으로 나뉘어 있으니, 예의를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그런 장소에 허름한 옷차림을 하고 찾아가지 않았을 테다. 사람이 중요하지 옷차림이 뭐가 중요하냐는 되물음은 이미 이 시대에 사뭇 뻔한 반문이다. 예의란, 이미 충분히 존중 받는 사람들간에 서로 존경을 표하는 행동이다.

 

 

 


 

 






5504 레더 캐스킷
Leather Casket
Buttero (Vegetable tanned Bridle, Italy toscana)


분명 격식에서 발생하는 감정은 엄밀하게는 편견과 동일하다. 격식 있는 자리에 격식 있는 옷차림을 하고 간다는 것이 당연하던 시대에는, 격식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그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는 편견 또한 당연했다. 그런 편견이 깨진 오늘날, 격식 따위는 소중하지 않은 걸까. 이건 조금 다른 이야기다. 격식이란, 반드시 사회적 약속만으로 해석되는 건 아니다. 격식이란 본능과 관련이 있으며, 스스로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본질에 대한 충분한 동의 위에, 인식론을 더해 보자. 진흙 속에 묻힌 진주는 아직 없는 가치다. 진주는 사람들이 캐내고 씻고 가공하여, 좋은 가치로 판매될 것이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 거기에 묻혀 있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가치는 그만한 행동과 대접을 필요로 한다. 진주의 가치를 충분히 누리려면 소중히 보관하고, 좋은 날에 좋은 옷과 함께 목에 둘러야 하는 법이다.

좋은 옷차림이 스스로에 대한 존중의 표현이라면, 소장품을 위한 좋은 보관함은 가치를 누리기 위한 장치다. 아버지는 꼭 토요일 아침에 아들과 목욕탕을 다녀와서 아이스크림을 사 준다. 몇 푼 안 하는 아이스크림이야 매일 사 줘도 아깝지 않은 아들이지만, 멋진 아버지는 소중한 추억을 만드는 법을 알고 있다. 삶의 가치는 풍족함이 아니라 절제에서 나온다. 모든 의식과 전통을 '허례허식'이라며 쏟아 버린 우리는, 높은 가치를 생산하는 종교적 의식에 대한 통찰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가치는 그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식 속에 존재한다. 그 자체로 아무리 값어치 있는 물건이라 해도 아무렇게나 방치되어 먼지를 뒤집어쓴다면, 우리는 충분한 가치를 인식할 수 없다. 좋은 물건을 충분한 금액으로 교환하여 소장하고, 특별한 날 조심스럽게 사용하는 행동이 비웃음을 사는 천박한 시대다. 비싼 물건은 많아 졌는데 정작 소중한 물건은 찾아볼 수가 없다. 잃어버린 소중함을 스스로 찾는 사람들을 응원한다.

 

 




ⓒ hevitz x manus:cri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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