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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비츠의 가죽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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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죽이야기 3. 풀그레인 가죽 vs 탑그레인 가죽
작성자 헤비츠 (ip:)
  • 작성일 2015-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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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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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그레인 가죽(미네르바)의 단면(15배) ⓒ hevitz


그레인과 탑그레인의 이해

About Full-grain & Top-grain 


지난 헤비츠의 가죽이야기2에서는 풀그레인 가죽을 통해 '베지터블 천연 가죽의 특성'에 대해 알아 보았다. 좀 더 입체적인 이해를 위해 가죽의 구조를 알아보고 풀그레인과 탑그레인의 차이에 대해 살핀 뒤, 마감에 따른 등급의 구분에 대해 좀 더 명확하게 밝히려고 한다.

글·사진 : 김준기

원문게시일 : 2015.11.11

최종수정일 : 2015.11.23





가죽의 구조

[그림1]

위 [그림1]은 어느 미 가죽업체의 홈페이지 Chapter 4: A Lesson in Leather 에 소개된 가죽의 단면 그림이다. 다만 그곳에서 만든 자료는 아니고 여기저기서 사용되는 교과서 그림이어서, 원 출처를 알기는 어려운 상황이다(출처생략). 여하간 단백질 섬유로 구성된 가죽 조직의 단면을 가운데 묘사해 두었고, 왼쪽에는 각 부분의 명칭을, 오른쪽에는 우리가 부르는 가죽의 종류 명칭을 적어 두었다. 여기서 풀그레인은 "그레인 면 전부"를 이르는 반면, 탑그레인은 그레인 면의 절반 이상을 잃어버린 영역을 보여준다. 또한 그레인면이 거의 사라진 아랫면을 '제뉴인레더'로 설정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그림 한 장 만으로도 우리는 풀그레인과 탑그레인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풀그레인이란, 얇은 그레인면을 조금도 낭비하지 않고 모두 사용했다는 뜻이다. 그레인(은면)은 곱기도 하지만, 훨씬 섬유 배열이 조밀하고 밀도가 높아 내구성과 강도, 관능평가 면에서 모두 우수하다. 아쉽게도 그레인의 두께는 기껏해야 0.2~0.5미리 내외로, 피부 부위에 따라 다르지만 그레인과 스플릿의 접합부까지 합쳐봐야 최대 1미리를 넘지 못한다. 이 은면을 어떤 이유로 갈아낸 가죽을 탑그레인이라고 한다.


 

 

 


 [그림2]


 


다음 [그림2]는 가죽 업계에서 공유되는 소의 피부 단면도다. 이 그림 또한 여러 문서에서 발견되며, 국내 가죽교과서로 여겨지는 김영웅 저 "가죽공업화학"에도 쓰인 그림(3-1.동물피의 단면)인데, 여기서는 문서 공유 사이트 Assignment Point 를 출처로 한다. 피부를 가죽으로 만들 때, 우선 그림 가장 아래 있는 살(Flesh, 근육과 지방조직)과 가장 바깥에 있는 털, 그리고 표피가 모두 제거된다. 이 그림에 의하면 무두질 후 남은 두 개의 층은 그레인(grain)과 진피(corium)이며, 둘은 딱 나뉘어 있지 않고 모호한 경계면(junction)을 가진다.

김명웅 선생의 책에서는 보통 모근의 끝을 이은 가상의 선으로 진피와 망상층을 구분한다고 적고 있는데, 정작 모근의 끝 아래층을 'corium'이라고 적은 단면도를 사용하고 있어 혼란을 준다. 아마 이 그림 때문에 가죽과 무두질에 대한 많은 한글 문서들이 가죽의 구성을 '표피와 진피'로 적게 된 것 같다. 그러나 실제 상당한 영문서들은 "무두질 과정에서 표피가 탈락하며, 진피가 가죽의 은면이 된다"고 적고 있으며, 김명웅 선생 또한 "표피의 케라틴 층이 가죽제조 시에 제거되므로 표피층과 연결되어 있는 유두층은 가죽에서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 유두층의 최외층이 은면인 것"이라고 적고 있다.

여기서 유두층이란, 모근과 피지선, 한선, 기모근 등으로 이루어져 피부의 유지보수와 체온조절 등 주요 역할을 수행하는 진피의 일부다. 무두질에 의해 표피와 박막으로 연결된 유두층이 표면에 드러나게 되므로, 은면은 곧 유두층의 표면이다. 일반적으로 유두층과 망상층을 합쳐 진피로 분류하며, 사람의 피부에 비해 소의 망상층 두께가 매우 두껍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즉, 위의 두 단면도에서 corium으로 구분된 구간은 굵은 섬유질이 얽혀 있는 망상층(reticular layer, split leather)이고, grain과 corium으로 구분된 그림 전체가 사실은 해부학적으로 진피(dermis)에 해당하는 부위라고 할 수 있다.

좀 더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소의) 피부는 표피(epidermis)와 그 아래 진피(dermis), 그 외에 피하조직(Subcutaneous tissue)으로 구분되며, 무두질 과정에서 표피와 피하조직을 모두 물리-화학적으로 제거하여 진피만 남게 된다. 진피는 실제 피부기능을 하는 조밀한 유두층과 그 아래 섬유 결합조직으로 구분되는데, 특히 소의 피부에서는 이 망상의 결합구조가 두텁게 나타난다. 그 결과, 무두질을 마친 가죽은 유두층이 변한 은면층(grain)과 망상층(split)으로 구분된다.  





​풀그레인 가죽(미네르바)의 표면(9배) ⓒ hevitz

​풀그레인 가죽(미네르바)의 표면(18배) ⓒ hevitz


가죽 마감과 등급의 이해

이 얇은 은면(grain)이 가죽의 외적특징과 품질 등을 결정하게 된다. 동물피마다 각각 특성이 다르고, 개체마다 가죽의 품질이 다르며, 다름 아닌 이 은면을 어떻게 얼마나 가공했느냐에 따라 등급이 달라진다. 극소수의 전문가들이 가죽의 표면과 단면을 현미경으로 확대해 보는 것만으로 가죽을 감별한다. 예를 들어 소가죽은 작고 조밀한 모공이 비교적 균일하게 흩어져 있는 반면, 돼지가죽은 상대적으로 크고 두꺼운 모공이 삼각형을 이루고 있다.

한편, 풀그레인의 판정에서는 단면이 결정적이다. 가죽 단면에서는 일정한 두께의 그레인과 그 상부구조를 광학적으로 확인하게 된다. 한국의류시험연구원에 따르면, "EN표준에 의해 표면 코팅이 10마이크로미터(0.01미리) 이하일 때 아닐린 가죽으로, 그 이상은 코렉티드 레더"로 본다(인터뷰). 풀그레인은 그레인을 전부 그대로 사용했다는 뜻이고, 탑그레인은 그레인의 표면 일부를 갈아내 인공적으로 커버했다는 뜻이다. 그레인의 외형이 고르고 예쁘지 않다면, 제혁 마무리 단계에서 그레인 표면을 살짝 갈아내고 커버 안료나 코팅을 올린다. 그러나 원장이 고품질이어서 그레인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 표면을 교정하거나 코팅할 필요가 없다. 바로 이 문단의 정의에서 다양한 가죽 등급이 본격적으로 파생되기 시작한다.

일단 10마이크로미터(0.01미리) 이하의 표면 코팅은 수성 염색 외에 아무런 표면 처리가 없다는 뜻이다. 우리 피부의 표피가 60~100마이크로미터라는 사실을 떠올려보면, 수성 염색은 사실상 '풀그레인 위에 코팅이 현미경으로 관측된다'는 의미일 뿐, 실제 우리가 감지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이런 가죽은 '그레인을 전부 그대로 사용했다'는 뜻에서 풀그레인이라고도 하지만, 은면의 모습이 그대로 보일 수 있도록 투명하게 염색(dye leather while maintaining the transparency and naturalness of its grain)했다는 뜻에서 특별히 아닐린이라고도 한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가죽이야기에서 다룬다.

EN표준에 의하면 표면 코팅의 두께가 10마이크로미터 이상인 경우, 엄밀하게는 커버 안료와 비닐 코팅이 올라간 코렉티드 레더로 분류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ISO국제표준과 그 IDT부합화로 탄생한 KS표준에서는 '인조가죽'의 기준을 "코팅 0.15미리 이상", 즉 150마이크로미터 이후로 미루고 있다. 이 10마이크로미터와 150마이크로미터의 간극에서 '세미아닐린'이라는 등급이 탄생한다. 풀그레인을 사용하고 수성 염색까지 마친 아닐린 가죽에, 오염을 막기 위해 얇은 비닐 코팅(탑코트)을 입힌 것이 세미아닐린이다. 일상 생활에서 사용해야 하는 고급소파나 고급차량 시트 등에 쓰는 가죽이 보통 이렇게 세미아닐린이라는 타협을 거쳐 만들어진다. 언뜻 합리적이지만, 이 비닐표면 소재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레더인터내셔널 칼럼 : 세미아닐린의 명확한 정의가 필요하다

세미아닐린에서 힌트를 얻었는지, 심지어는 두터운 커버안료로 가죽 표면을 뒤덮고도 '어쨌든 그레인은 남아 있다'는 이유로 풀그레인이라 소개하기도 한다. 아직까지 국내에는 가죽 등급이 '소의 가죽을 이용했는지' 여부에 따라 두루뭉술하게 '천연가죽'으로 묶일 뿐, 풀그레인이라는 단어의 사용에 대해 명확한 표준도 규제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짓이 가능하다. 최신 코팅기술의 발달로 10~20마이크로미터 코팅도 가능한 상황이어서, 많은 가죽이 15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인조커버와 비닐코팅을 하고 '천연가죽'으로서의 법적 지위를 누리고 있으며, 이런 코렉티드 가죽들이 '풀그레인'이라는 표시를 하고 있어도 '허위 광고'로 처벌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그레인면에 어떤 식으로든 안료와 코팅을 적용하려면 접착력을 높이기 위해 어떻게든 표면을 세밀하게 갈아야 한다. 실제로 풀그레인면에는 접착제도 잘 적용이 안 되어 제작 시 접착면을 긁어 준다. 그러니 가죽 표면에 대해 교정한 것(corrected)과 교정하지 않은 것(not corrected)으로 나누는 것이 가장 본질에 가깝다. 아래는 각 가죽의 구분을 가공 정도에 따라 단순화하여 정의한 것이다.












물리적인 밀링으로 무늬를 만든 풀그레인 가죽(미네르바 복스)의 표면 ⓒ hevitz


프레스로 찍어 무늬를 만들고 불투명 안료로 표면을 커버한 탑그레인 가죽의 표면 ⓒ hevitz





풀그레인과 탑그레인의 본질적 차이

이러한 가죽 코팅에 대한 논쟁은 꽤 해묵은 것이다. 우선 기술적인 차원에서, '0.15미리의 코팅'은 오늘날 가죽산업을 규정하기에 다소 허술한 감이 있다. 무엇보다 소비자가 '천연가죽' 제품을 구입할 때, 보고 만지는 '표면이 비닐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느냐에 대한 문제가 크다. 더 근본적으로, 가죽을 인공적으로 코팅해야 하는 시장 상황에 대한 회의가 이 논쟁 밑바닥에 자리잡고 있다. 현실적으로 '동물의 피부'가 작은 결점 하나 없이 깨끗하게 나오기란 불가능하지만, 코렉티드 레더가 이러한 본질을 흐리고 있다. 과거 소비자들이 깨끗한 가죽을 선호했다는 경험에 근거하여 아직까지도 수 많은 가죽들이 인공피막을 뒤집어 쓰고 있는 상황인데, 이에 대한 산업계의 불만도 만만치 않다. 레더인터내셔널 칼럼 : 코렉티드 레더, 단순한 교정이 아니다

풀그레인과 탑그레인의 사전적 차이는 '은면을 몇 퍼센트나 남겨두었느냐'이지만, 실제로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그랬다면 한껏 눈높이가 높아진 소비자들이 '천연가죽'에 대해 의문을 품지도 않았을 것이다. 풀그레인과 탑그레인을 단순하게 같은 천연가죽으로 분류하고, 막연하게 상급 가죽과 차상급 가죽으로 구분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에 전혀 다가가지 못한다. 요는, "우리가 만지는 것이 가죽이냐, 아니면 비닐이냐"는 것이다. 이 0.몇 미리에 불과한 코팅은 많은 것을 바꾼다. 탑그레인은 숨 쉬지 못하고, 관리할 수 없으며, 그래서 오래 사용할 수 없다. 탑그레인의 내구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얇아진 은면 때문이 아니라 유수분과 통기를 완전히 가로막는 비닐 코팅 때문이다. 이 때문에 탑그레인 레더는 바짝 마른 논바닥처럼 마르고 갈라져 부서지게 된다.

어쨌든 코렉티드 레더는 현대 가죽의 많은 것을 바꿨다. 천연 소재에 인간이 얼마나 개입했을 때 거기에 '인조'라는 단어를 붙일 것인지, 이 사소하고 작아 보이는 문제가 현실에 미친 영향은 제법 컸다. 이제 사람들은 정성껏 만든 가죽의 멋진 은면을 지체 없이 갈아내고, 예쁜 색상을 입히고 번쩍이는 비닐코팅을 씌워 '탑그레인 레더'를 출하한다. 여기에 피부주름을 프레스로 찍기도 하고, 화학 약품으로 가죽을 쭈그러뜨려 멋진 무늬가 있는 슈렁큰(shrunken) 가죽을 고급품마냥 팔기도 한다. 한때는, 대체 진짜 가죽이 뭔지 알 길이 없을 정도로 탑그레인 크롬 가죽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자연재료와 무독성재료 등 '친인간적 재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인테리어나 생활소품 등 소재 전반에서 공장 신소재보다는 고전적 공예소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안타깝게도 아직 풀그레인 가죽에 대한 대중적인 이해는 낮고, KS표준 또한 시장구조를 개선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가죽의 진위와 관련된 사회적 손실은 큰 상태다. 언제쯤 우리는 '풀그레인 베지터블 가죽'이라는 용어를 법적표기로 쓸 수 있게 될까.

 




* 본 게시물은 헤비츠 고유의 저작물입니다.

상업적인 용도로 무단 사용할 시 법적 대응합니다.

원문 : 헤비츠의 가죽이야기 12. 풀그레인과 탑그레인 구분하기_헤비츠저널

ⓒ hevi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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