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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 이야기

헤비츠의 가죽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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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죽이야기 6. 스웨이드와 누벅, 세무의 구분
작성자 헤비츠 (ip:)
  • 작성일 2016-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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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7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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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vitz



모든 이름엔 뜻이 있어요

이제는 바로 알자, 스웨이드/누벅/쎄무

 

표면에 짧고 부드러운 털이 촘촘하게 일어난 가죽을 부르는 이름은 다양하다. 스웨이드라고도 하고, 누벅이라고도 하는데, 한 편으론 꽤 많은 사람들이 '쎄무'라는 말을 정체도 모른 채 사용하고 있다. 이 '쎄무가죽'에 대해 저마다 내리는 정의도 다양해서, 누구는 돼지 가죽이 쎄무이고 소가죽이 스웨이드라느니, 근거도 없는 구분법을 쓰느라 난리도 아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모든 이름에는 거기에 맞는 정확한 뜻이 있다. 안타깝게도 생존 이외에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았던 해방 공간에서, 문화적 몰이해나 언어적 한계 탓에 본래 의미를 잃고 아무렇게나 통용된 명칭들이 상당히 많다. 정보가 쉽게 유통되지 못하고 제조품의 진짜 가치에 관심이 없던 지난 시절, 이것을 뭐라 부르건 상관이 없었겠으나, 이제는 제대로 알고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 '쎄무'의 진짜 의미를 알아보자.


글·사진 : 김준기

원문게시일 : 2014.10.15

최종수정일 : 2016.02.05
 

 

 

 

 

 

 Gants De Suède
 James A. McNeill Whistler, Lithograph, 1890
 www.frederickholmesandcompany.com

 

 


 

1. 솜털 가득한 스웨덴 장갑, 스웨이드

 

'쎄무'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예는 '스웨이드(세무)'다. 항상 괄호 속에 갇혀서 스웨이드와 동의어 혹은 유의어 취급을 받고 있는 것이다. '쎄무'와 스웨이드는 사실 전혀 다른 가죽의 이름이다. 원래 스웨이드suede라는 말은 "gants de Suède"에서 비롯됐으나,* 현재는 표면을 벨벳처럼 '기모처리(napped finish)'한 가죽을 광범위하게 이른다. 그러니 짧은 잔털이 촘촘하게 난 비슷한 가죽들을 모두 '스웨이드'라고 통칭하는 것은 일단 틀린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스웨이드를 세무라고 부를 수는 없다.

 

* The Journal of the American Leather Chemists Association, "American Leather", American Leather Chemists Association (1906)

 

 


 

 


스웨이드는 주로 원단으로 얇게 가공되어 장식으로 쓰인다. 헌팅자켓에는 개머리판을 대는 오른쪽 어깨에 스웨이드 가죽 패치가 덧대어져 있다. ⓒ hevitz

 

 

 

추운 지방에서 만들어질 수 밖에 없었던 '스웨이드'

스웨이드는 '스웨덴 장갑'이란 뜻이다. 왜 하필 스웨덴일까. 사실 가죽에 대한 상식이 좀 있다면 '어그부츠*'나 양털자켓의 모습을 보고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가죽에 대한 일반적인 오해부터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본디 가죽은 외피 쪽을 쓴다. 외피란 우리가 바라보는 동물의 가죽 겉면 방향, 즉 피부면이다. 무두질을 하면 피부의 표피와 털이 탈락하고 진피층과 그 밑에 망양층이 남는다. 대부분의 두께는 망양층(상가죽, split)이 차지하지만, 일반적으로 가죽의 가치는 이 얇은 외피(피부의 진피층, 은면)에 있다. 

가죽의 은면에는 피부로서의 특징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가까이 보면 피부의 주름이나 점, 상처 등과 함께, 육안으로는 시력이 좋은 사람이 겨우 볼 수 있을 정도의 미세한 모공들이 남아 있다. 가죽의 표면에 아무런 가공을 하지 않는 베지터블 가죽은, 이 모공을 통해 숨을 쉬고 습도를 조절하게 된다. 이 모공이 힌트다.

 

*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이며, 어그부츠의 외피는 여기서 설명하는 스웨이드가 아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누벅' 참조.

 

 




은면과 망양층이 뚜렷한 풀그레인 가죽의 단면(미네르바). 피부 표면에 촘촘한 모공이 보인다. 가죽의 망양층은 단백질 섬유가 복잡하게 결합한 형태를 띄며, 보풀이 일어나 있다 ⓒ hevitz

 

 

가죽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 중 하나가 바로 가죽 '뒷면의 털'이다. 가죽 뒷면에 털이 있기 때문에, 피부의 안쪽 면을 바깥으로 사용한다고 오해하는 것이다. 그러나 짐승의 본래 털은 우리가 보는 가죽 겉면(은면)에 붙어 있던 것이 맞다. 다만 가죽의 부드러운 면을 그대로 사용하기 위해 무두질 과정에서 뽑아낸 것이다. 표면에 남은 모공(위 사진)이 그 흔적이다.

가죽 뒷면에 있는 털의 정체는 우리가 생각하는 터럭hair이 아니라, 뭉쳐 있는 '단백질 섬유'가 일어난 것이다. 피부 세포조직은 무두질 과정에서 대부분 녹아 빠져나가고, 단백질이 섬유화하여 엉기면서 조직을 형성해 우리가 사용하는 가죽면이 된다. 이 섬유들이 엉겨서 굵은 줄기를 이루면서 우리 눈에 마치 털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 뒷면은 보통 풀을 먹이거나 압착해 평평하게 마감하기도 하고(binding), 다른 가죽을 덧붙여 가리기도 하지만, 종종 통가죽 제품에서는 그대로 드러내기도 한다.

 


 

 

 


가죽 뒷면에 일어난 보풀(오른쪽)을 샌딩하여 곱게 만든 것이 스웨이드(왼쪽)다. ⓒ hevitz

 

 

한편 추운 곳에서는 무두질 과정에서 털을 제거하지 않고 가죽에 남겨두는데, 이를 모피fur라고 한다. 모피를 이용할 때 현대인처럼 털이 있는 면을 밖으로 빼면 장식효과가 크지만, 기능적으로는 털을 안으로 넣어 따뜻한 공기층을 유지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이렇게 뒤집으면 자연스럽게 가죽의 뒷면이 밖으로 보이게 되고, 따라서 다른 지역보다 먼저 이 뒷면을 '표면'으로 인식할 수 있었을 것이다. 초기 스웨이드가 주로 양가죽으로 만들어진 것은 주로 보온을 위해 양털 모피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그 외에 염소나 사슴 가죽으로도 많이 만들어졌다.

 

 

 

스웨이드의 발전과 변화

​이 부드럽고 독특한 표면은 미적으로도 발전을 시작한다. 기능적인 부분(모피)을 제거하고 가장 먼저 기모(起毛, Nap)만을 디자인으로 적용해 수출한 것이 아마도 스웨덴이었던 모양이다. 가볍고 부드러운 이 가죽은 여성용 글러브로 만들어져 유럽에 소개된다. 그래서 스웨이드의 어원이 glove of sweden, swedish glove다. 그동안 사용하던 가죽의 모습과 상당히 달랐을테니, 프랑스인들이 '스웨덴 가죽'이라고 부르게 된 것도 무리는 아니다.



​스웨이드의 발상은 두 갈래로 뻗어나가게 된다. 하나는 가죽 망양층의 재발견이다. 대부분의 가죽은 지갑과 가방 등 섬세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원단처럼 한 차례 가공을 거치게 되는데, 이를 피할이라고 한다. (피할이란?) 가죽의 핵심인 은면을 사용하기 위해 얇게 가죽을 발라내고 나면 남은 망양층은 대부분 사용처가 없어 버려야 했는데, 이 피할가죽(split)은 양면이 모두 '가죽의 뒷면'이니 얼마든지 스웨이드로 가공할 수 있게 된다. 스웨이드 가공이 본격화하면서 대부분의 스웨이드는 소가죽 스플릿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소가죽 스플릿으로 만든 스웨이드는 풀그레인 레더에 비해 상당히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오늘날에도 저렴한 가격은 훌륭한 미덕이지만, 일반인들이 쉽게 가죽을 구할 수 없던 시대에는 가죽의 대중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혁신에 가까웠을 것이다. 다만 밀도가 높은 은면에 비해, 피할가죽의 내구도는 크게 떨어지는 편이다.

'쎄무'의 뜻이 불명확해지면서, 소가죽은 스웨이드, 돼지가죽은 쎄무로 구분하기도 한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소가죽 스플릿으로 스웨이드를 만들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미 원장(raw material)의 구분은 의미가 없어진 셈이다. 오늘날에는 어떤 동물의 가죽으로 만드는 지와 상관 없이, '표면에 기모를 일으켜 마감한 가죽(type of leather with a napped finish)'을 스웨이드라고 부른다. 스웨이드는 거의 모든 가죽면에 적용할 수 있는 '가공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한편 빽빽한 단백질 섬유를 균일하게 일으키는 이 스웨이드 가공방법은 섬유산업에서 본격적으로 활용된다. 섬유에서도 기모가공은 얼마든지 가능할 뿐 아니라, 실의 직조를 통해 내구성을 비약적으로 증대시킬 수 있고, 섬유가공을 통해 가죽이 갖추지 못한 방오, 발수성 등을 더할 수도 있다.

오히려 섬유산업은 스웨이드를 모방하는데 그치지 않고 더욱 우월한 합성소재들을 개발해내는데, 알칸타라Alcantara, 울트라스웨이드Ultrasuede 등 마이크로파이버 제품군이 그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샤무드 원단이 대표적이다. 초기에 스웨이드의 질감과 무게를 비슷하게 맞추던 마이크로파이버 제품들은 현재 아주 가벼운 독자제품군으로 저렴하게 생산되고 있다.

 

 

 

 

 




 


소가죽 누벅과 양모피를 합피하여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 UGG. ⓒ hevitz

 

 

2. 인디언 우비의 다운그레이드, 누벅

 

쎄무로 오인받는 두 번째 가죽은 '누벅'이다. 누벅 역시 벨벳과 같은 표면질감을 가지고 있어 '스웨이드누벅', '스웨이드(누벅)', '스웨이드나 누벅' 등의 표현으로 많이 쓰인다. 누벅의 경우는 오히려 소비자 입장에서는 크게 문제가 없으나, 생산자가 적극적으로 구분에 나서 마케팅에 활용한 사례다. 이미 팀버랜드 등의 브랜드가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비교 구분에 성공했고, 어그 등도 누벅 소재를 어필하는 편이다.

 

 

 

원래의 벅스킨은 사슴가죽

영미권 사전들은 누벅nubuck이란 명칭의 유래를 new buckskin으로 추측하고 있다. 벅스킨은 사슴가죽을 뜻하는 말로, 우리가 아는 사슴 외에 엘크나 무스 등을 포함한다. 벅스킨을 이용한 것은 아메리카대륙 원주민들이다. '신대륙과_인도가_다른건_알지만_어쨌거나_인디언이라고_부르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궂은 날씨에 입던 옷이 buckskins다. 젖어도 금방 마르고, 효율적으로 체온을 지켜주는 기능성 덕분에, 벅스킨 옷은 산악인이나 개척자들에게 오랫동안 사랑을 받았다.

벅스킨의 성질이 일반 가죽과 다른 이유는 무두질 과정이 달라서다. 벅스킨은 탄닌이나 크롬 등으로 무두질하지 않고, 표피와 살을 물리적으로 벗겨낸 뒤(scrape method) 윤활유나 기타 지방 성분으로 드레싱하여 방부처리를 한다(oiled tan). 이렇게 가공된 벅스킨은 바로 옷감으로 쓸 수 있을 만큼 매우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방부처리된 벅스킨은 훈연을 거쳐 무두질을 마무리하는데, 특유의 색은 이 때문이다. 훈연한 벅스킨은 젖어도 딱딱해지지 않아 세탁이 가능하며, 좀이 잘 쏠지 않는다.

누벅이 new buckskin이라면, 원칙적으로는 벅스킨을 가공한 스웨이드 가죽을 뜻해야 한다. 그러나 벅스킨의 원래 모습 역시 부드러운 기모가 일어나 있는 상태이므로, 스웨이드 가공이 특별할 이유는 없을테다. ​대부분의 사전들이 '누벅'을 '가죽 겉피를 스웨이드 가공한 가죽'이라고 적고 있는 이유는 뭘까.

 

 


 


오늘날에는 가죽의 은면에 스웨이드 가공을 하면 누벅이라고 한다. 망양층보다 은면의 단백질 섬유가 훨씬 세밀하고 촘촘하기 때문에, 겉보기 품질이나 촉감, 내구성 등 많은 면에서 스웨이드 보다 품질이 좋다. ⓒ hevitz

 

 

누벅 vs 스웨이드

누벅도 스웨이드와 마찬가지로 초기에 존재하던 원료의 제약을 떠나, 소가죽이나 양가죽 등을 가공해 만든다. 결국 새로운 벅스킨이란 소가죽으로 만든 벅스킨이란 뜻인 셈이다. 매우 인상적인 작명이지만, 우리는 이제 가죽을 만들기 위해 사냥하지 않고, 꾸준히 생산되는 소가죽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 현대의 가죽 가공기술은 소가죽으로 사슴가죽을 만들고, 악어패턴을 소가죽에 찍는다.

누벅이고 스웨이드고 모두 소가죽으로 만들게 된 상황에서, 누벅이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은면'이다. 스웨이드가 가죽의 망양층(뒷면, flesh)을 가공한 것과 달리, 누벅은 소가죽의 은면(앞면, grain side)에 스웨이드 가공을 한다. 은면은 망양층보다 훨씬 부드럽고 촘촘한 섬유(콜라겐피브릴)로 되어 있으며, 동일한 두께일 경우 훨씬 질기다. 온전한 가죽을 가공하는 누벅이 더 무겁고 튼튼하며, 스웨이드에 비해 가격이 훨씬 비싸다.

 

 

 





  

 


세무의 원래 단어일 것으로 추정되는 chamois를 구글에서 검색하면, 우리가 아는 '쎄무가죽'과는 전혀 상관 없는 사진들이 뜬다.

 

 

3. 스웨이드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쎄무'

 

'쎄무가죽'의 정체를 파헤치려면 우선 이 정체불명의 명칭부터 찾아야 한다. 스웨이드와 누벅 사이에서 아무리 찾아봐도 발견되지 않던 '쎄무'는, 마침내 영어 사전에서 그 꼬리를 잡을 수 있었다.

 

       chamois [∫´æmi]샤무아(남유럽.서남 아시아산의 영양), 새미(세무)가죽, (식기 등을 닦는)새미 가죽 행주

 

샤무아chamois는 염소영양goat antelope의 총칭이다. 염소류의 가죽을 모두 아우르지만 주로 유럽 영양을 일컫는다. 서구권에서는 chamois leather를 '닦는 천'으로 사용해왔고, 이 제품의 영어권 수출명이 shammy다. 아마도 '쎄무'라는 말은 이 '샤무아', '새미'에서 온 것 같다. 지금이야 그렇지 않지만, 인류 역사에서는 교역 과정에서 외래어를 잘못 알아 들어 독창적인 단어가 만들어 지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자동차 문화와 함께 해온 샤무아레더

샤무아는 이미 1709년부터 존재하던 특별한 가죽이다. 프랑스 서남부에서는 대구기름(cod oil)으로 무두질한 샤무아 가죽이 상당히 좋은 흡수력을 가진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마차를 닦는 마부 장갑으로 만들어 널리 사용됐다. 이후 자동차가 등장하면서 마차를 관리하던 마부들은 그대로 쇼퍼chauffeur가 되었고, 샤무아 가죽은 자동차를 관리하거나 비가 올 때 유리창을 닦는 용도로 사용된다.


쇼퍼들을 위한 샤무아 가죽 광고포스터. 현재 소스 이미지는 삭제된 상태다.

http://tipsimages.it/Photo/ShowImage_Editorial_Popup.asp

 


샤무아 가죽은 부드러운 표면을 가지고 있어 보석, 구두 등에 광을 낼 때 사용했는데, 가죽의 표면에 연마 성분이 없어 자동차의 마른 도장면을 관리하는데도 애용됐다. 또한 가죽이 다공질 구조로 되어 있어 물을 다량 흡수하며, 젖으면 바로 쥐어짜고 다시 사용할 수 있었다. 지금도 운동용 수건이나 'wipe and dry'류의 세차용 마이크로 파이버는 이러한 샤무아 가죽의 성질을 인공적으로 구현한 것이다.

샤무아 가죽의 작고 탄력 있는 모공과 흡습성은 모터리제이션 초기에 아주 유용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샤무아 가죽을 가솔린으로 흠벅 적시면 물을 통과시키지 않기 때문에 연료필터로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석유 정제기술이 부족했던 당시, 낯설고 황량한 곳에서 연료를 보충해야 했던 바이커들이나 트럭 드라이버들은 언제나 샤무아 가죽을 가지고 있었다. 믿을 만한 주유소나 정비소를 쉽게 찾기 힘들어 직접 자동차를 관리해야 하는 문화에서, 샤무아 가죽은 자동차의 필수품이었다.

​샤무아 가죽은 항구나 공항, 산업시설에서 연료 정제를 위해 애용됐고, 수은 정제 등에도 사용됐다. 그 밖에 렌즈를 닦는 용도 등으로 최근까지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으나, 샤무아 가죽의 성질을 모방한 섬유의 발전으로 오늘날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다만 고급차 전시장이나 클래식카 경연 등에서는 아직도 왁스 및 디테일링 용도로 애용되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모조품은 얼마든지 있다. 솔트레이크시티 지역신문에 실린 '돼지가죽 샤무아' 광고(오른쪽 하단 화살표). 1932년 3월 15일자. (출처 : 구글 데저트 뉴스)

 

 

엄격한 샤무아의 조건

지난 시대에 명확한 특징들을 가지고 있던 각각의 가죽들은 대체로 기술의 발전에 의해 더욱 저렴하게 모조/대체되는 경향이 있다. 시대의 흐름이긴 하지만,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진보의 일부분이 되려면 단순히 '저렴한 가격'의 대체품이어서는 안된다. 앞서 스웨이드 가죽의 경우, 그 표면처리가 특별히 많은 기능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저렴한 소가죽 스플릿으로 대체된 것은 일견 바람직한 변화라고 말할 수 있다. 누벅의 경우는 다양한 벅스킨의 장점을 잃어버린 것이 아쉽지만, 고급스러운 스웨이드 가죽으로서 장점이 있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샤무아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샤무아는 분명한 기능성을 가진 소재였고, 그 사용 목적이 명확했다. 단지 스웨이드 표면처리만 해서 샤무아를 흉내내는 돈피세무(pigskin chamois)에 대해, 미 정부가 US Federal Standard CS99-1970을 만들어 대응한 이유다. 미국은 genuine chamois에 대해 "...made of sheepskin or lambskin fleshers, fish-oil tanned."라고 정의했고, 영국 역시 British Standard 6715: 1991를 만들고 "Leather made from the flesh split of sheepskin or lambskin, or from sheepskin or lambskin from which the grain (the top split) has been removed by frizing, and tanned by processes involving oxidation of marine oils in the skin."이라고 정의했다.

샤무아 스탠더드에 의하면, 샤무아는 가죽 100g당 최소 물 375g을 30초 이내에 흡수할 수 있어야 하며, 쥐어 짰을 때 가죽 100g 당 최소 물 200g을 제거해야 한다. 무두질 역시 대구기름으로 만들어야 하며, 조건을 충족시키는 화학제 외에 다른 무두용제를 사용하거나 대구기름에 다른 성분을 섞어서는 안된다. 모조 샤무아 가죽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포름알데히드' 태닝이기 때문에, 스탠다드에 적시된 무두용제의 조건은 '무 포름알데히드산' 혹은 0.05% 내외로 되어 있다.


  샤무아 스탠더드, sponge & chamois institute

 

오늘날 국내에 유통되는 '돈피 세무'는 이러한 샤무아 가죽과는 분명히 거리가 멀다. 돈피 세무의 사용목적 대부분은 가죽 뒷면에 보기 좋게 덧대는 안감 정도다. 애초에 샤무아 가죽의 모조로 속일 의도는 없었던 것 같고, 다만 좋은 제품보다는 저렴한 제품을 수입하던 당시 의식수준에서 pigskin chamois를 주로 들여오다 보니 이렇게 된 것 같다. 요즘에는 마이크로파이버 소재의 발달로 샤무아 가죽의 기능성이 완전히 대체되고 있으므로, 국내 소비자들이 염두에 두어야 할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개량된 가죽과 원단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업체들이 이러한 부분에 전혀 접근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언젠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개발한 '샤무드'원단에 대한 블로그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말미에 '우수한 극세사 원단이지만 홍보가 잘 되지 않아 해외에서 고전을 겪고 있다'는 평가가 있었다. 샤무드 원단 소개 페이지에는 더 저렴한 알칸타라, 때가 타지 않고 세탁이 가능한 스웨이드 정도를 개발 목표로 잡은 것으로 보이는데, 물론 자동차 내장재나 기타 마감재로서는 훌륭할 것이나, '샤무아+스웨이드'라고 작명하기에는 샤무아의 본질이 많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

 

 

 

 

* 본 게시물은 헤비츠 고유의 저작물입니다.

상업적인 용도로 무단 사용할 시 법적 대응합니다.


원문 : 헤비츠의 가죽이야기 6. 스웨이드와 누벅, 쎄무의 정체(suede/nubuck/chamois)_헤비츠저널

 ⓒ hevitz



  


manus:cri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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