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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 제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꼭 한번쯤은 듣게 되는 단어가 vacchetta죠. 바케타는 이탈리아어로, 직역하면 그냥 소가죽cowhide이라는 뜻만 나옵니다. 그런데 '바케타'로 만든 제품은 꼭 브랜드의 최고급 라인 제품입니다. 같은 디자인이라도 몇 배 이상 가격이 비쌉니다. 대체 이 가죽은 뭐가 그렇게 다른 걸까요?
글 : 김준기












루이뷔통의 바케타 손잡이

산업혁명이 한창이던 19세기 프랑스, 고아가 된 뷔통은 파리의 어느 공방에 견습공으로 취직하게 됩니다. 이즈음 증기 기관차와 증기선의 발달로 여행 산업이 급성장했고, 부유층의 소지품을 위한 맞춤 상자, 즉 가방 제작업이 생겨나기 시작했죠. 뷔통이 일하던 Monsieur Marechal의 공방은 이미 상류사회에서 유명한 공방이었고, 뷔통은 1853년 국왕 나폴레옹 3세의 왕비 외제니 드 몽티조의 전속 packer가 되는 기회를 잡게 됩니다.

이 여행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뷔통은 왕가의 후원으로 자신의 공방을 차리는데, 이 때 처음으로 적재가 용이한 사각형의 평평한 트렁크를 고안하게 됩니다. 그의 모노그램도 유명하지만, 이 트렁크에 사용한 '바케타' 손잡이와 스트랩은 아주 호사스러운 포인트였습니다. 디자이너이자 제작자로서 뷔통은 늘 다양한 소재에 관심을 쏟으며 계속 혁신적인 시도를 이어 가지만, 손잡이만큼은 늘 이 바케타를 고집했습니다. 지금까지도 베이지색 바케타 손잡이는 모노그램만큼이나 특징적인 루이 뷔통의 시그니처죠.











바케타(vachetta)란?

바케타는 이탈리아어 vacchetta에서 나온 것으로, 번역하면 '소가죽(cowhide)'이란 뜻입니다. 처음 뷔통이 이 말을 사용할 때, 토스카나산 소가죽이라는 건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는 호사품이었습니다. 그는 귀족들의 짐가방 손잡이에 사슴이나 염소, 돼지 가죽이 아닌 고급 소가죽을 사용하고 싶었고, 당시 유럽에서 생산되는 소가죽 중에 최고는 토스카나산이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고 있었습니다. 이즈음 인류는 크롬광을 발견하고, 황산크롬으로 무두질 효율을 혁신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막 발견하던 참이었습니다. 탄닌 수조에 가죽을 몇 달씩 담가 놓고 휘젓는 고생스러운 일은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됐던 것이죠. 캘리포니아 나파처럼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기 시작한 태너리들은, 20세기 내내 크롬 무두질과 무역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시작했습니다. 대량 생산된 나파가죽은 전 세계인들이 가죽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게 해준 멋진 발명품이었습니다.

거의 백 년 동안 전 세계에 공급되는 가죽의 80% 이상이 크롬으로 무두질하고 페인트를 칠한 뒤 비닐로 코팅한 소가죽이었습니다. 그것이 진짜 가죽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여전히 있었지만, 상업의 힘은 거스르기 힘들었습니다. 저렴한 가격은 대단한 이점이니까요. 이제 사람들은 매끈한 플라스틱 표면의 가죽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거기에서 발암물질인 6가 크롬 이온이 방출된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 말이죠.

베지터블 가죽과 풀그레인 가죽에 대한 수요는 엄격한 화학물 규제와 함께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실제로 크롬은 무두용제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가죽 표면을 뒤덮은 두껍고 선명한 안료에도 다량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가죽면을 코팅하는 다양한 PP소재들에서도 유해물질이 계속해서 방출된다는 사실도 밝혀졌죠. 베지터블 무두질 된 풀그레인 가죽 외에는 새로운 화학물 규제를 통과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일부 최고급 명품에만 소량 사용되던 바케타는 그렇게 다시 대중의 이목을 끌기 시작했죠.











자존심 강한 토스카나인들이
오래도록 변함 없는 가치를 지키다

현대의 바케타를 이해하려면 토스카나를 좀 더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토스카나는 오늘날 세계 속의 이탈리아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지역입니다. 피렌체, 제노바, 피사, 시에나 등 유명한 도시공동체 꼬뮤네(commune)가 속한 지역으로, 막대한 부를 바탕으로 르네상스를 발화시킨 문화 중심지이기도 합니다.

지금도 이곳은 이탈리아 패션 산업의 핵심이자 좋은 포도주의 산지이지만, 의외로 광공업이 매우 발달한 지역입니다. 대리석이 많이 나며 철 등 광물이 풍부하여, 이미 청동기 시대부터 에트루리아인들이 정착해 수준 높은 문명을 이룩하고 있었죠. 건축, 조각, 공예 등에 능했던 이들은 결국 로마에 흡수됐지만, 토스카나 사람들은 아직도 자신들의 모든 뿌리를 에트루리아에서 찾습니다. 현대 이탈리아어의 상당 부분이 로마어가 아닌 토스카나어에 기반하고 있을 정도이니, pure italian으로서 이들의 자부심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죠.











이렇게 자존심 강한 토스카나인들이 오랫동안 지켜 온 산업 중 하나가 바로 가죽입니다. 불과 백여 년간의 '웻블루' 광풍에서 오랜 시간과 높은 비용이 들어가는 베지터블 무두질을 지켜 낸 것은 토스카나인과 일본인들 뿐입니다. 모두가 크롬무두질의 엄청난 효율과 생산성을 보고 적응하는 동안에도, 이들은 고집스럽게 자신들의 문화를 지켰습니다. 문서 기록조차 남기지 않고, 오직 아버지가 아들에게 대물림 하는 방식으로 조심스럽게 기술을 보전하고 있죠.

1994년, 이렇게 전통과 터전을 지켜 낸 토스카나의 태너리 11개소가 모여 Il Consorzio Vera Pelle Italiana Conciata al Vegetale를 만들게 됩니다. 우리가 일명 '베라펠레'라고 줄여 부르는, 토스카나 태너리 조합이죠. 여기서 vera pelle란 '진짜 가죽(real leather)'이라는 뜻입니다. 엉성하기 그지 없는 국제표준기구의 '천연가죽(genuine leather)'을 겨냥한 작명 같죠.

현재 22개 태너리가 모여 이탈리아 전체 가죽 생산량의 절반 정도를 떠받치고 있습니다. 이들은 "Eccellenza Toscana", 즉 '토스카나산 가죽의 탁월함'을 지키기 위해 자체적으로 품질보증마크를 만들고 조합을 브랜드화 했습니다. 2012년, 이탈리아가 세계 최초로 '베지터블 무두질 가죽에 대한 기술표준(UNI 10885:2012)'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토스카나 조합 덕분입니다.












소가죽의 원형을 간직한 클래식

바케타를 간단히 말하면, '토스카나산 소가죽'입니다. 이 정의는 크롬 무두질이 발명된 19세기 말 이후, '베지터블 무두질을 한 소가죽'으로 자연스럽게 구분되기 시작했죠. 거의 모든 상업 가죽이 비닐과 페인트 탑코트를 올리고 생산되는 현대에, 바케타란 '가죽의 원래 표면이 손상되거나 가려지지 않은 풀그레인 베지터블 무두질 소가죽'이 됩니다. 너무 길다면, 전통 통가죽이라고 불러도 무방합니다.

헤비츠는 토스카나 조합의 아티클 중에서도, 조합장을 맡고 있는 바다라시 카를로의 미네르바 가죽을 사용합니다. 조합의 다양한 아티클 중에 가장 표준적인 생산 품질을 보여준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바다라시의 미네르바/미네르바 복스는 아티클 품질이 매우 뛰어날 뿐 아니라, 가죽을 평가하는 모든 항목에서 균질하게 뛰어난 모습을 보여줍니다. 세상에 미네르바 가죽만큼 아름다우면서 강하고, 부드럽고 유연하면서 질긴 소재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이 미네르바 가죽을 만드는 '바케타 기법'은 오늘날 전 세계 제혁 공정의 표준이 된 기법입니다. 원피에서 부패할 수 있는 조직을 모두 제거하고 방부처리를 한(무두질) 가죽은 매우 딱딱합니다. 따라서 원래 피부가 가지고 있던 지방을 다시 넣어주는데, 이를 fat-liquoring이라고 합니다. 레더 에센스/오일/왁스로 꾸준히 가죽 관리를 권해 드리는 이유죠.

과거 많은 태너리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무두질 과정에서 나온 폐유(degras)를 주입했지만, 바다라시는 오랫동안 소의 정강이와 무릎 등을 렌더링해서 얻은 깨끗한 우각유를 넣어 고품질의 가죽을 만들어 왔습니다. 이렇게 수 없이 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신념과 고집 덕분에, 결국 산업을 선도하고 표준이 될 수 있었던 거겠죠.

고급 원피만을 가져다, 전통 바케타 기법으로 정성스럽게 만든 바다라시의 아티클 이름이 '미네르바'입니다. 가장 표준적인 가죽의 이미지를 그대로 지키고 있는 베지터블 풀그레인 소가죽이죠. 이것이 바케타입니다. 이 가죽의 색상이 Tan색이고, 이 가죽의 냄새가 Tuscan leather scent입니다. 오래도록 인류가 지켜온 전통이자 기준이며, 모든 면에서 혁신을 거듭한 지금까지도 본연의 모습을 유지하며 깊이를 더해가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클래식'이라고 부를 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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