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 몇가지 다이어리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A5사이즈의 양가죽 제품은 촉감이 매우 부드러워서
만질 때 기분은 참 좋은데 반년 정도 사용하니 모서리부터
갈라지고 가방 안에서 쓸리면서 너덜너덜 해 졌습니다.

A4용지를 반으로 접어서 철 해 놓을 수 있어서 업무에
사용하기에는 편리하였지만, 사용하면서 내용물이 늘어나는
시스템 다이어리 특성 상 점점 무거워졌습니다.

가방이 너무 무거워져 결국 휴대용으로 B6사이즈의
사슴가죽 다이어리를 구입했는데 뒷커버로 앞까지 감싸는
구조라 내부 공간이 좁아져 전용속지를 구입하거나,

혹은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CEO사이즈를 사용해야 하여,
B6사이즈가 기록가능한 면적에 비해 부담스러워지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CEO속지를 쓸거면 그냥 명품 한번 써보자 싶어서
노트커버 스타일로 바꿔봤는데 들고다니기는 편해졌지만
자료 정리가 불가하고 나중에 찾아보기도 불편하고
그냥 덩치 큰 수첩이라 여권지갑으로 용도변경 되었습니다.- -;

일년도 안되는 기간에 많은 시도를 했는데 기록하고
안건별로 모아놓는 용도만 생각하기로 하고, 기존에
취미로 하는 번역노트로 사용하던 헤비츠 다이어리 A5가
튼튼하고 단순해서 사용하기 편했기 때문에 B6를 구입했습니다.

기존 업무용 다이어리와 비교하면 가격도 1/3~1/5로
저렴하고 가죽도 그닥 부드럽지 않아서 들고 다니는
맛이 있을까 크게 기대한건 아니었는데 써보니 반전이네요.

밋밋한 가방가죽이 손때를 먹으면서 점점 빛깔이
이뻐 집니다.

가방에 사용되는 가죽이라 아주 튼튼하고 깔끔한
디자인이라 내구성도 좋아보입니다.

가방속에 편하게 넣고 다니면서 여기저기 긁히기도 했지만
형태가 흐트러짐 없습니다.

가죽가방에 추천되는 엣셋스 등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가죽이 두껍고 코팅같은게 되어있지 않은 가죽이라
엣센스도 잘 먹습니다.
다소 많이 뭍히더라도 가로세로 슥슥 문지르다 보면
스며들어 갑니다.

엣센스를 먹인 가죽표면은 손기름만으로 길들이는
것 보다 색감이 고르고 가죽느낌이 한 층 멋스러워집니다.
중후한 색감을 더 빨리,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기능면에서도 아주 편리한데,
내부의 링이 악력이 센 편이라 스스로 벌어지거나 하지
않으며, 튼튼한 링에 커버가 손상되지 않도록 아랫면에
가죽을 덧대어 보호하고 있습니다.

펜홀더 기능의 인덱스는 맨 뒤에 놓고 사용해야
덧댄 보호가죽이 필기시 거슬리는 걸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인덱스도 가죽이므로 엣셋스를 같이 발라주는걸 추천합니다.

펜홀더는 다소 굵은 펜도 무리없이 수납할 수 있으므로
푸쉬캡 방식의 만년필을 사용하면 편리합니다.

다만 너무 굵은 펜을 꽂으면, 커버자체는 오픈된 구조 이므로
가방에 넣고 다니다 펜에 상처가 생길 수 있습니다.

본 커버는 단순하면서 매우 견고한 제품이지만
단 하나 취약한 부분은 커버를 덮고 고정하는 고무링 인데요.

휴대할때는 편리하지만 쓸 때는 간혹 거추장 스러울 수
있습니다. 고무링을 다이어리 위쪽으로 오게 하여 펼치면
필기시에 불편함이 없습니다.

고무줄이라 삭아서 끊어질 수도 있는데, 이 부분은
헤비츠에서 무상으로 교체 해 주므로 걱정할 부분은
아닙니다.

다이어리를 구매할 때 처음에는 포켓이 다양하고,
촉감이 부드러운걸 우선순위로 두었는데
반년 정도 쓴 이후엔 결국 단순하고 쓰기 편한 제품에
손이 더 가게 됩니다.

B6사이즈는 가방속에 부피도 크게 차지하지 않고,
일반적인 Pocket사이즈 속지보다 조금 더 크더라도
사용 가능하므로 휴대용 다이어리로 더할나위 없다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