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에 관심이 많아 여러 가죽을 써봤습니다. (오일풀업, 부테로, 브라이들 등)

그중 미네르바 복스가 너무 하드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내구성이 안 좋을 만큼 너무 소프트 하지도 않아 에이징이 잘 되는 소재라 지갑으로 적합하겠다 싶어서 미네르바 복스로 주문했습니다.

제가 물건을 사면서 지불한 가격 대비 극찬을 할 정도로 만족한 적이 거의 없는데, 헤비츠는 이번까지 두 번째 구입인데, 두 번 다 가격 이상의 퀄리티를 보여주는 거 같습니다.

이번에도 지갑을 받아보고 짧은 기간 사용하면서 정말 매우 만족한다는 느낌이 계속 들었는데, 정말 철학의 여부가 브랜드에 얼마나 중요한지 여실히 깨닫게 되는 거 같습니다.

헤비츠는 '품질 좋고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라 신념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정말 품질이라는 본질에 집중하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신다는 느낌이 듭니다.

사실, 가죽 공방이라고 하면 '핸드메이드'라는 차별점으로 고부가가치 상품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헤비츠는, 여타 가죽 공방과 똑같이 '핸드메이드' 임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시는 사업 방식이 정말 존중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쩌면, 지금까지도 오래 국내 가죽 공방이 갖는 척박한 사업 환경 속에서도 불구하고 시장 속에서 롱런하는 이유이겠지요.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더 해보자면, 주문하기 전에는 사실 대부분 지갑에 마감으로 하는 엣지코트(기리메)를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망설였습니다.

엣지코트를 해야 내구성이 더 높아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마감을 하지 않으신다고 하셔서 괜찮을까 싶었거든요.

근데, 받아보니 엣지코트를 굳이 하지 않더라도 내구성에 크게 문제가 없겠다 싶네요. 오히려 과한 공정을 제해서 가격이 낮아지면 그게 더 합리적인 방식 같습니다.

그리고, 보통 이 정도 10만원 이하의 가죽 공방 지갑은 가죽을 얇게 피할 하여 지갑 외피에는 베지터블 레더를, 내피에는 저렴한 가죽을 쓰는 게 많은데, 

헤비츠는 가죽을 피할 없이 통가죽을 사용했다는 게 정말 만족스럽습니다. 덕분에 두껍지 않은 두께에도 불구하고 퀄리티가 좋아 보이네요.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인 것은 미네르바 복스는 엠보가 특징이라고 알고 있는데, 일부러 지갑에는 엠보 없는 부분만 골라 쓰시는 건지 제가 그런 부분을 받은 건지는 모르겠으나 엠보 무늬가 전혀 없어서 조금 의아했습니다.

그래서 엠보 있는 부분에 비해 조금만 스쳐도 기스가 잘 나기는 합니다. (소프트한 가죽의 특징이지요)

그래도, 가격 대비 정말 만족스러운 제품이고 다음번에는 가방 같은 걸 구입할 때도 또 헤비츠를 이용하고 싶을 듯합니다.

좋은 제품 만들어 주신 헤비츠 직원분께도 감사드립니다. 바느질 퀄리티 정말 좋아요! :) 

추신) 근데 혹시 리뷰 이벤트로 주신 똑딱이 달린 건 뭐할 때 쓰는건가요? 아무리 봐도 도저히 모르겠네요...